최근 '텍스트힙'이라는 트렌드가 유행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젊은 세대들이 고전이나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고,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문화였죠.
그런데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아 '라이팅힙'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라이팅힙'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 Let's get it"
'라이팅힙'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책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책의 문장이나 책 전체를 베껴 쓰는 것에 집중하는 '필사족'을 의미합니다. '라이팅힙'은 '글쓰기'를 의미하는 '라이팅(writing)'과 '멋지다'는 뜻을 가진 '힙(hip)'이 결합된 단어입니다.
필자 역시 과거에 필사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고지에 베껴 썼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저는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찾던 중, 소설책을 필사하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필사는 사실 글쓰기나 글씨 교정을 위해 과거부터 해오던 전통적인 방법인데, 오늘날 디지털 문화 속에서 다시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왜 다시 필사인가?
최근 '중식 제공'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논란처럼,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는 문해력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성인을 위한 어휘력 및 문해력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사가 등장한 것 같아요.
글을 만드는 시대, 글쓰기 갈증 해소
AI 기술의 발전으로 학교 과제부터 기업 보고서까지, 글을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만드는' 시대가 된 것이죠. 이로 인해 사람들은 글쓰기의 갈증을 느끼고 있고, 그 해소법으로 필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필사는 내가 직접 글을 쓰는 것이 아니지만, 책 속의 문장을 곱씹고 손으로 한 자 한 자 적어가는 과정은 글쓰기와 매우 유사하죠.
필사하기 좋은 책
<어린 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간결하지만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읽고 필사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민 불복종>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개인의 자유와 정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어 필사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문장이 직관적이고 명확해 필사에 적합합니다.
<1984> – 조지 오웰 정치와 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담긴 이 책은 문장도 힘이 있으며, 사상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자아 탐구와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철학적인 깊이가 있습니다. 문체도 아름답고 필사에 적합합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기욤 뮈소 감정적인 글과 함께 사람의 내면을 탐구하는 내용이 많아 감동적인 문장들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백년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가득한 이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입니다.
<무진기행> – 김승옥 한국 현대 문학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문체와 고유의 감성을 필사하면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책으로, 문체가 심오하고 감정적인 부분을 잘 표현하고 있어 필사하기 좋습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 히로시 마이클 감성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로 문장이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어 필사하면서 마음에 여운이 남습니다.
<길 위에서> – 이문열 사람들의 삶과 현실적인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문체와 내용이 잘 어우러져 필사할 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과 결합된 아날로그적 필사
예전의 필사는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을 정성껏 종이나 원고지에 옮겨 적는 아날로그적 행위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어 한층 발전했습니다. 필사한 문장을 SNS에 업로드하고, 이를 공유하는 문화가 생긴 것입니다. 내가 필사한 문장을 공유하고, 다른 이들의 필사 방법을 배우고 나누는 일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필사의 분야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고전, 소설, 시집, 에세이는 물론이고, 격언, 성경, 헌법, 심지어 드라마 대본까지 필사의 범위는 무한히 확장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헌법' 필사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사는 나의 문장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좋은 습관
필사는 나의 문장력과 사고력을 향상할 수 있는 훌륭한 습관입니다. 잠시 휴대폰을 놓고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손으로 하나하나 써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 키보드 소리 대신, 연필과 종이가 맞닿는 소리를 ASMR처럼 즐기며 필사를 해보세요.
" life is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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